제주도까지 곰탕을 공수해간 박정희 대통령
하동관은 주인 못지않게 오랜 세월 함께해온 이들의 일화가 수없이 많다. 그래서 바쁜 점심시간에도 한 차례 나와 고객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할머니는 밖에 나갈 일이 없이 지내지만, 모두가 부러워할 만큼 세상에 모르는 일이 없다.
한 달에 몇 차례씩 찾아주는 단골 가운데는 50년 넘게 단골로 찾는다는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있고, 이런 손님들과 가족들의 안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밀하다. 유명 인기 연예인들과도 친정엄마나 이모처럼 가깝다. 또 이곳 곰탕을 먹고 가면 게임이 잘 풀렸다는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박신자 씨. 전 총리 이한동 씨와 고건씨, 이회창 씨, 그 밖의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학계와 금융계, 사회 저명인사들도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다.
이렇게 거쳐 간 단골들 가운데 재계의 이병철 회장과 제주도까지 곰탕을 공수해간 박정희 대통령이 하동관의 최고 열성고객으로 꼽힌다. 또 친구 두 분과 함께 왔다가 ‘달아놔’하고 간 뒤 세상을 떠난 김두한 의원은 하동관에서 유일하게 탕 값을 못 갚은 이로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.
수하동 시절의 하동관 (현판과 대문은 현재도 사용하고 있다)
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소중한 손맛의 주인공들과 가깝게 지내온 맛 칼럼니스트 김순경이 소개하는 대물림 맛집과 우리 음식 이야기,
이 맛을 대대로 전하게 하라』서울 반갓집 곰탕 맛을 그대로 살린 김희영 할머니의 하동관 곰탕, 김광자 할머니의 영암어란, 1929년에 문을 연 진주 천황식당 김정희 씨의 진주비빔밥 등 소박한 음식 상차림이지만 손님들이 대를 이어 찾아와 줄을 설 정도로 세상이 알아주는 우리 음식의 진수.
* “이 맛을 대대로 전하게 하라”에 실린 하동관 내용 중 일부 발췌.